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에 있는 사람들은 종종 스퀴시(Squish)와 퀴어플라토닉 관계(Queerplatonic Relationship)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완전히 플라토닉 하지도 완전히 로맨틱하지도 않은 끌림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저마다 경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무로맨틱 스펙트럼의 사람들은 대부분 로맨틱 끌림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끌림들을 정확하게 정의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래서 같은 용어에 대한 해석과 그 용어를 사용하는 맥락에도 저마다 차이가 생긴다. 퀴어플라토닉과 콰지플라토닉의 경우에도 보통은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둘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저마다 의견이 다르고 아직 통합적으로 정의된 바는 없는 것 같다.
이렇듯 사람마다 느끼고 정의하는 바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하길 바라며 플라토닉 끌림, 로맨틱 끌림과 함께 무로맨틱 스펙트럼에서 이야기하는 구분하기 모호한 끌림들을 소개한다.
<무로맨틱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끌림들(Attraction)>
: 플라토닉 끌림과 로맨틱 끌림, 그리고 그 사이 혹은 주변에 존재하는 끌림들.
○플라토닉 끌림(Platonic Attraction)
: 타인에 대한 우정 등의 로맨틱하지 않은 끌림. 상대와 가까운 사이가 되고자 함.
○퀴어플라토닉/콰지플라토닉 끌림(Queerplatonic/Quasiplatonic Attraction)
: 일반적인 우정보다 강렬하고 헌신적이지만 전통적인 로맨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친밀한 끌림.
상대가 특별하게 느껴짐. 플라토닉에 무언가가 섞인 느낌. 플라토닉+α
이는 종종 퀴어플라토닉 관계로 이어진다.
(퀴어플라토닉 관계에 대한 설명은 https://smrti.tistory.com/41)
※'퀴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 않거나 당사자가 퀴어가 아닌 경우 콰지플라토닉을 사용하기도 한다.
※콰지플라토닉과 퀴어플라토닉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지만 둘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얼터러스 끌림(Alterous Attraction)
: 플라토닉도 로맨틱도 아닌 그 사이 혹은 바깥에 있는 정서적 끌림.
상대에게 설레는 등 로맨틱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끌림.
관계의 형태와는 상관 없이 가까워지고 싶어함.
○콰지로맨틱 끌림(Quasiromantic Attraction)
: 거의 로맨틱처럼 느껴지지만 완전히 로맨틱하지는 않은 끌림.
로맨틱과는 어딘가 다르다고 느낌.
○로맨틱 끌림(Romantic Attraction)
: 타인과 연애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은 끌림.
(자세한 설명은 https://smrti.tistory.com/35)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의상 콰지플라토닉 끌림을 말할 때 '우정보다 강렬하다'고 설명하지만 끌림의 종류로 감정의 강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플라토닉이 콰지플라토닉이나 얼터러스, 로맨틱 등의 감정보다 강렬할 수 있으면 그것을 보다 특별하게 느낄 수도 있다. 감정의 종류에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크러시와 스퀴시, 어느쪽일까?>
플라토닉 심취는 스퀴시, 로맨틱 심취는 크러시라고 말한다. 그럼 얼터러스나 콰지플라토닉 심취는 어느쪽일까?
○크러시(Crush)
:누군가에게 로맨틱하게 끌림으로써 생기는 로맨틱한 관계에 대한 정서적 욕망
○스퀴시(Squish)
:누군가에게 플라토닉하게 끌림으로써 생기는 강력한 플라토닉 관계를 원하는 감정적 욕구
※ 크러시와 스퀴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https://smrti.tistory.com/36
결론부터 말하면 스퀴시일 수도 있고 크러시일 수도 있다. 크러시와 스퀴시에도 스펙트럼이 있다. 그 감정을 느끼는 당사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같은 감정이어도 다르게 이야기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터러스 끌림을 느낀 사람이 누군가에게 심취했을 경우 누군가는 그것을 '로맨틱이 아니니까 스퀴시'라고 말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비전통적인 크러시'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얼터러시(Alterush), 플러시(Plush) 등 아예 새로운 단어로 그 감정을 정의하기도 한다.
무로맨틱 무성애자들이 느끼는 정서적 끌림들은 성적 끌림이나 로맨틱 끌림과 다르게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적어서 정의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같은 용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이야기할 수 없는 감정들과 그에 대한 용어들을 살펴보는 것은 분명 자신의 감정을 탐색하고 정체성을 탐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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