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맨틱(Aromantic)과 무성애(Asexuality)는 많은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반대편에 있는 '없음'에 관한 정체성이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것들이 모두 그러하듯 이 개념들에 있어서도 있음과 없음의 양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스펙트럼에는 많은 성향들이 존재한다. 그 중 없음의 영역에 가까이 있는 성향들을 포괄적으로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무성애 스펙트럼(Asexual Spectrum)으로 묶어 이야기한다.

 

 무로맨틱스펙트럼(Aro-Spectrum)은 로맨틱 끌림에 관한 영역이고, 무성애스펙트럼(Ace-Spectrum)은 성적 끌림에 관한 영역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는 있지만 없음의 영역이라는 유사점으로 인해 많은 경우 비슷한 체계를 공유한다. 성적 끌림의 선상에서 유성애-회색무성애-무성애가 나타나듯 로맨틱 끌림의 선상에서는 유로맨틱-회색로맨틱-무로맨틱이 나타나는 것이다.

 

 무로맨틱과 무성애의 스펙트럼에 대해 살펴볼 때 스펙트럼에서 말하는 성향들의 다수가 회색영역에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흔히 알려진 반무성애(Demisexuality)는 회색무성애에 속한다. 회색영역(Gray-area)은 있음과 없음의 양극단 사이를 포괄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완전히 극단에 위치한 유(有)가 아닌 그에 가까운 정체성들도 회색영역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색무성애(Gray-Asexuality)를 회색성애(Gray-Sexuality)라고 말하기도 한다. 로맨틱의 경우도 이와 같이 회색로맨틱(Gray-romantic) 혹은 회색무로맨틱(Gray-aromantic)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식으로 무로맨틱과 무성애에는 대응을 이루는 개념들이 많다.

 

 무성애스펙트럼무성애와 회색영역들을 포괄하고, 무로맨틱스펙트럼 역시 무로맨틱과 회색로맨틱의 영역들을 포괄한다. 또한 무성애와 유성애, 무로맨틱과 유로맨틱의 선상에서 벗어난 개념을 기준으로 하는 영역들도 포함한다. 이들 스펙트럼의 정체성들이 하나의 선상에 있는 개념들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개인은 이들 스펙트럼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성향들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반로맨틱이면서 리쓰로맨틱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체성들이 개인 안에서 공존하는 것에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한 개인이 무성애자이면서 회색무성애자 일 수는 없다. 또한 데미로맨틱과 프레이로맨틱도 한 개인 안에서 공존할 수 없다.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

: 무로맨틱과 연애감정이 아닌 애착들, 그리고 회색로맨틱의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

 

○에이로맨틱(Aromantic)-무연정(無戀情) : 연애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

 

○그레이로맨틱(Gray-romantic/Gray-aromantic)-회색연정 : 연애감정을 자주 경험하지 않거나 로맨틱과 무로맨틱 사이의 다른 감정을 느끼는 등, 유로맨틱과 무로맨틱 사이에 있다고 여겨지는 성향.

 

○콰지로맨틱(Quasiromantic)-유사연정 : 플라토닉, 연정, 미적 끌림 등이 섞인 다른 끌림을 느끼거나, 전통적인 연애감정이 아닌 무로맨틱스펙트럼의 어딘가에 위치하는 끌림을 느낌.

 

○얼터러스(Alterous)-변경적인 : 플라토닉도 로맨틱도 아닌 끌림. 이 끌림은 반드시 플라토닉이나 연정이라 정의되지 않아도 정서적 친밀을 원하는 것을 설명함. bi-alterous, hetero-alterous 등의 형태로도 사용.

 

○콰지플라토닉/퀴어플라토닉(Quasiplatonic/Queerplatonic)-유사플라토닉 

: 우정보다 가까운 강한 감정이지만 연정으로 쉽게 분류되지는 않는 사랑, 끌림, 혹은 관심. 또는 우정과 연애감정 사이의 모호한 감정적인 연결을 말함.

 

○콰로맨틱/플라토니로맨틱/WTF로맨틱(Quoiromatic/Platoniromantic/WTFromantic)-뭐?연정 

: 연애감정을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경험하는지 알지 못하거나 우정과 연정 사이의 감정을 갖는 유형.

 

○데미로맨틱(Demiromantic)-반(半)연정 : 친밀한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한 후에만 연애감정을 경험하는 유형.

 

○프레이로맨틱(Frayromantic)-자유연정 : 익숙하지 않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끌리며, 그에 대해 잘 알게되면 흥미를 잃는 유형. reverse demiromantic(반전 반연정)이라고도 함.

 

○리시프로맨틱(Recipromantic)-화답연정 : 상대가 먼저 연애감정을 느낀 후에만 연애감정을 느끼는 유형.

 

○리쓰로맨틱(Lithromantic)-돌연정 : 연정을 경험하지만 그 감정을 주고 받고 싶어하지 않는 유형.

 

○쿠피오로맨틱(Cupioromantic)-연애희망 : 연정을 느끼지 않지만 연애적 관계를 갈망하는 유형.

 

○네불라로맨틱(Nebularomantic)-연정혼미 

: 신경다양성으로 인해 플라토닉 끌림과 로맨틱 끌림의 구별에 어려움을 가지는 것.

 

○오토코리스로맨틱(Autochorisromantic)-무주체(無主體)연정 : 연애적인 생각을 즐기지만 그러한 행동들의 참가자가 되길 바라지 않는 유형. 자신과 연정의 대상 혹은 판타지와의 단절.

 

○아포씨로맨틱/안티로맨틱(Apothiromantic/Antiromantic)-반(反)연애

: 어떠한 형태의 연애감정도 경험하지 않고, 연애를 싫어하는 에이로맨틱을 말함.

 

○포스트루보르(Post-Rubor)-후기 홍당무 

: 빠르게 타인에게 연애감정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새로움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지면 연애감정이 사라지는 유형. 연애감정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달 쯤 지속되는데 이 감정들의 대부분은 상대의 감정을 기초로 함.

 

●노네모리(Nonamory) : 로맨틱 성향에 관계없이 연애적인 관계를 바라지 않음. 

   (※이것은 정체성이 아니라 관계의 방식에 관한 것이며, 개인의 선택일 수 있다.)

 

(*무로맨틱과 로맨틱 끌림의 기본적인 개념은 http://smrti.tistory.com/35)

(*무로맨틱 스펙트럼에 관한 다른 설명은 https://smrti.tistory.com/33)

(*회색로맨틱에 관한 설명은 http://smrti.tistory.com/17)

 

 

 

<무성애 스펙트럼(Asexual Spectrum)>

: 무성애와 회색무성애를 포함한 비성애(non-allosexual)의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

 

○에이섹슈얼(Asexual)-무성애자 :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

 

○그레이에이/그레이에이섹슈얼/그레이섹슈얼(Gray-Asexual/Gray-sexual)-회색무성애자/회색성애자 

: 무성애와 유성애 사이의 영역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

 

○콰섹슈얼/WTF섹슈얼(Quoisexual/WTFsexual)-뭐?성애자 : 성적끌림과 미적 끌림 혹은 감각적 끌림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무성애 스펙트럼 상에 있지만 기존의 분류로는 식별되지 않는 유형.

 

○데미섹슈얼(Demisexual)-반성애자/반무성애자 : 친밀한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한 후에만 성적 끌림을 경험함.

 

○프레이섹슈얼(Fraysexual)-자유성애자 :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며 그에 대해 잘 알게 되면 흥미를 잃는 사람. 반전 반성애자(reverse demisexual)라고도 함.

 

○리시프로섹슈얼(Reciprosexual)-화답성애자 : 상대가 먼저 성적으로 끌린 후에만 성적 끌림을 경험함.

 

○리쓰섹슈얼(Lithsexual)-돌성애자 :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만 그 감정을 주고받고 싶어하지 않는 유형.

 

○쿠피오섹슈얼(Cupiosexual)-성애희망자 :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지만 성적 교감을 갈망하는 유형.

 

○네불라섹슈얼(Nebullasexual)-성애혼미자 : 신경다양성으로 인해 성적 끌림의 구별에 어려움을 가짐.

 

○오토코리스섹슈얼(Autochorissexual)-무주체성애자 : 성적인 생각을 즐기지만 성적인 행동의 참가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 유형. 자신과 성적인 대상 혹은 판타지와의 단절.

 

(*무성애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은 http://smrti.tistory.com/2)

(*회색무성애에 관한 설명은 http://smrti.tistory.com/17)

 

 

 

 무로맨틱/무성애 스펙트럼의 영역들은 비슷한 성향을 다른 시각에서 정의하기도 하고, 성향과 취향 사이에 걸쳐져 있는 등 다소 모호하고 어수선한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이들 스펙트럼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의 중요한 점은, 로맨틱과 성애가 중요시 되는 이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연애감정이라 정의되는 것들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위한 노력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난 이들 스펙트럼이 포괄하는 용어들이 모두 '정체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이 일반적인 유형과 다르다는 것을 막연히는 알지만 대체 무엇이 다른 건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이러한 스펙트럼들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사이트

 · Aromantic Spectrum Awareness Week http://arospecawarenessweek.tumblr.com/

 · Aromantics wiki http://aromantic.wikia.com/

 · Asexuals Wikia http://asexuals.wikia.com/wiki/

 · Allosexual Aromantics http://alloaros.tumblr.com/

 · AVEN wiki http://www.asexuality.org/wiki

 · Cupiosexuality & Cupioromantisism http://cupiosexual-cupioromantic.tumblr.com/

 

 

※명시한 사이트의 자료를 참고하였으며, 각 개념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 해석 용어를 첨부하였으나 대부분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님을 밝힘. (이 영역에 대한 공식적인 한국어 용어가 아직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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