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태어났을 때 부모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첫번째는 '아이가 건강한가'일 것이고, 두번째는 '아들인가 딸인가'가 아닐까? 이 사회에서 성별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사람은 생물학적인 성에 따라 사회적인 성역할을 기대받게 되는데 이 사회적인 성별을 젠더라고 한다.

 마음의 성별이라고도 하는 젠더(Gender)는 생물학적인 성과 일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사회에서는 두가지 성별이 일치하는 시스젠더(Cisgender)를 당연시하고 그것을 요구한다. 


 생물학적인 성별에 관계없이 자신의 Gender를 어떻게 자각하느냐를 일컬어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다. 여기서 성별정체성이 생물학적인 성과 일치않는 이들을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고 한다. 이는 시스젠더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정확히는 트랜스젠더의 상대 개념으로 시스젠더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성별에 거부감을 느끼고 자신의 신체를 젠더에 맞추려는 트랜스섹슈얼(Transsexual)보다 상위 개념이며, 흔히 알려진 MTF(Male to Female)와 FTM(Female to Male) 뿐 아니라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젠더퀴어(Genderqueer)로 성별을 정체화한 이들도 포함한다.

 (젠더퀴어에 대한 설명은 http://smrti.tistory.com/10)

 

 성별정체성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 수는 없지만 선천적인 면이 크다는 게 정설인듯하다. 

 예전에 어느 원시부족의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성역할과는 정 반대인 부족이 나온 걸 본 적이 있다. (뉴기니 섬의 Tchambuli족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서는 이곳의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겠지. 하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사회에서 통용되는 여성임과 남성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다.

 

 난 젠더라는 것도 개인을 나타내는 특질, 즉 개성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시스젠더와 트랜스젠더를 나누는 것도 사실 좀 이상하지만 굳이 따져야 한다면 '트랜스젠더는 왜 생겨나는 것인가?'라는 질문 전에, '인간은 어떤식으로 스스로의 Gender를 정체화하게 되는 것인가?' 라는 시각에서 먼저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랜스젠더는 분명 소수이지만 생각보다 그 수가 많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바꾸는 트랜스섹슈얼(Transsexual) 외에도 겉으로 드러나거나 드러내지 않은 트랜스젠더는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것

 

트랜스젠더 깃발(Transgender Pride flag)

 전통적으로 하늘색은 남자아이를, 분홍색은 여자아이를 나타낸다. 가운데 흰색은 중간의 젠더를 가진 사람이나 젠더가 없는 사람, 그리고 간성(intersex)과 성을 전환하려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패턴은 당신이 어떻게 가든 언제나 올바르다는 의미로 이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바른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상징한다. 

(출처 : Wikipedia Transgender flags)

 

 

 내가 '트랜스젠더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건 위의 깃발 때문이었다. 나는 성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소수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보다 정확히 자신을 알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저 깃발도 말해 주는 것 같아서..

 

 

 어릴 때부터 시스젠더가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살아온 많은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의 성별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분명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그 중에도 특히 '다수와 다르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많은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른 것을 일반적이지 않은 개성이라 생각하고 호의적이던 사람도 그 특성을 특정용어-성소수자-로 정의하는 순간 받아들이는 게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어떠한 용어로 정의하든 그 사람은 그 사람일 뿐인데... 다수결의 원칙에 대해 배울 때, 편의를 위해 다수를 따르지만 소수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는 다들 잊어버린 걸까? 그리고 다수라고 해서 언제나 정답인 건 아니라는 사실도...

 

 많은 이들이 성소수자뿐 아니라 소수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서 막연한 반감을 갖거나 배척하거나 오해하고 싫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안타깝지만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우는 교육에 소수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사실 자신과 다른 것을 제대로 알거나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더욱. 하지만 자신과 다른 것을 틀렸다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비난하거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잣대에 갇혀 멋대로 판단하고 매도해서는 안된다.

 

 

 스스로를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는 건 조금 두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특히 트랜스섹슈얼은 성소수자 중에서도 가장 숨길 수도 없고 감내해야하는 게 많은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수가 걷는 길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남들과 같지 않은데 같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자신에 대해 알고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건 분명 멋진 일이다.

 

 


※"트랜스젠더 깃발(Transgender Pride flag)" 부분은 출처의 자료를 한국어로 옮겨 인용하였다.

 ⊙번역 및 검토 : Glider

 ⊙원문 링크 : http://en.wikipedia.org/wiki/Transgender_flags#Transgender_Pride_flag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