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연애감정적 사랑에 대한 것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 생각하고, 어느 누구라도 그것을 가장 가치있는 것이라고 여길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세상에는 연애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감정 속에 연애감정적 끌림(Romantic attraction)이 존재하지 않는 성향무로맨틱(Aromantic)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연애감정적 끌림과 성적 끌림을 동일시하지만 그것은 다른 개념이다. 무로맨틱(Aromantic) 성향을 지닌 모든 사람이 무성애자(Asexual)인 것은 아니며, 모든 무성애자가 연애감정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무로맨틱(Aromantic)인 것도 아니다.


 연애감정적 끌림에 대한 성향은 크게 연애감정적 끌림(Romantic attraction)을 경험하는 유로맨틱(Romantic)과 그것을 경험하지 않는 무로맨틱(Aromantic),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회색로맨틱(Gray-romantic)으로 나뉜다. 그 중 무로맨틱과 그에 가까운 성향들, 그리고 '일반적인 로맨틱'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성향들을 포괄적으로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actrum)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로맨틱은 일반적으로 연애감정이라 여겨지는 마음, 즉 유성애를 전제하는 연애감정을 말한다.)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Aro Spectrum)

: 무로맨틱과 함께 전통적으로 로맨틱이라 생각되는 범위 내에 있지 않은 로맨틱한 느낌을 느끼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그들은 타인에 대한 로맨틱한 끌림이 부족하거나 그것을 드물게 경험하거나, 로맨틱한 경험들보다 로맨틱하지 않은 경험들을 보다 강렬하게 이야기한다.


aromantic, gray-romantic, demiromantic, lithromantic, WTFromantic, recipromantic, antiromantic, 등.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


○무로맨틱(Aromantic) : 로맨틱한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

○안티로맨틱(Antiromantic) : 어떤 로맨틱한 끌림도 느끼지 않으며 어떤 로맨틱한 관계도 하고 싶어하지 않음.


○회색로맨틱(Gray-romantic) : 로맨틱한 끌림을 자주 경험하지 않거나 로맨틱 선상에서 로맨틱과 무로맨틱 사이의 다른 감정을 느끼는 사람. 감정지향에 따라 '회색-이성로맨틱(Gray-heteroromantic)'등으로 표현하기도 함.


○반로맨틱(Demiromantic) : 친밀한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하지 전까지는 로맨틱한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

 로맨틱 지향에 따라 '데미-이성로맨틱(Demi-heteroromantic)' 등으로 표현하기도 함.


○리시프로맨틱(Recipromantic) : 상대가 먼저 로맨틱한 끌림을 느끼기 전에는 로맨틱한 끌림을 경험하지 않음.

  (※주: recip - '화답'이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reciprocated에서 파생됨.)


○리쓰로맨틱(Lithromantic)-Akioromantic 혹은 Apromantic이라고도 함.

: 로맨틱한 사랑을 경험하지만 그 감정을 주고받고 싶어하지는 않는 사람. 일부는 플라토닉한 사랑 혹은 로맨틱한 사랑으로서의 보답까지도 받아들이지만 관계 속에서 그것의 필요성을 찾지는 않는다.


○콰로맨틱(Quoiromantic)/플라토니로맨틱(Platoniromantic)/WTF로맨틱(WTFromantic)

: 연정(romance)과 우정(friendship) 사이의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없는, 무로맨틱 스펙트럼 선상에 있는 사람.

  ⊙로맨틱한 끌림을 정의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경험하는지 아닌지 알지 못함.

  ⊙플라토닉과 로맨틱한 끌림 사이의 감정을 갖거나 퀴어플라토닉 관계를 원함.

 (※주: WTFromantic이라는 용어로 출발했지만 거친 표현이기 때문에 콰로맨틱/플라토니로맨틱이라는 말로 대체됨. 콰로맨틱이 주로 쓰이는 것 같다. - Quoi : '뭐라고?' 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퀴어플라토닉 관계(Queerplatonic relationship)

: 연애감정(romantic)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정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가까운 감정적인 연결을 포함하는 관계. 퀴어플라토닉 관계에서의 언약 단계(commitment level)는 종종 로맨틱 관계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됨. 퀴어플라토닉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로맨틱 혹은 성적 지향을 가질 수 있음.

 (※주: 이것은 성적 혹은 로맨틱 성향과는 별개인 관계의 특성이다.)


 ⊙주키니(Zucchini) : 퀴어플라토닉 관계에서의 짝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용어. 

                        연애관계(romantic relationship)에서의 남자친구/여자친구와 거의 동등한 표현.


○스퀴쉬(Squish) : 로맨틱한 느낌 없이 누군가와 특별하고 개인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

                    플라토닉한 흠모(Crush). (※주: 스퀴쉬와 크러쉬 사이의 미묘한 감정도 존재한다.)


○레퀴에스로맨틱(Requiesromantic) : 정서적이거나 정신적인 고갈로 인해 거의 혹은 전혀 로맨틱한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 그 고갈은 과거의 나쁜 로맨스 경험으로부터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주: requies - '휴식'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출처 : AVENwiki>



무로맨틱은 아직 공식적인 깃발이 없지만 세가지가 제안되었다.



무로맨틱 깃발(Aromantic Pride)


각각의 줄무늬는 무낭만주의(aromanticism)의 여러측면들과 에이로맨틱 공동체를 나타낸다.

녹색은 자연스럽게 로맨틱한 애착을 경험하지 않는 무로맨틱들을

노란색은 로맨틱한 우정(romantic friendship), 선을 넘는 친구관계(friends with benefits), 친구로서의 교제(friendship dating)와 퀴어플라토닉 관계(queerplatonic relationship) 등을

오렌지색은 로맨틱한 사랑을 경험하지만 돌려받길 바라지 않는 리쓰로맨틱 개인들을

마지막으로 검정색은 의식적으로 전통적인 로맨틱 문화를 거부하기를 선택하는 로맨틱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출처 : The National Coalition for Aromantic Visibility>

 (http://www.aromantic.org/ 사이트가 사라져 링크 제거)



두번째로 제안된 무로맨틱 깃발


이 깃발이 두번째로 제안되었는데 노란색이 커뮤니티에서 민감한 가시성에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제안된 무로맨틱 깃발


녹색과 연두색은 무로맨틱(aromanticism-녹색)과 모든 무로맨틱 스펙트럼의 정체성들을, 흰색은 로맨틱이 아닌 모든 형태의 사랑들과 끌림들(우정, 플라토닉, 미적, 성적, 감각적, 정서적, 정신적 끌림, 퀴어플라토닉 관계, 가족, 기타등등)을 나타내며, 회색과 검정색은 성적인 스펙트럼을 나타내는데 무로맨틱 스펙트럼에 속하는 무성애 스펙트럼의 사람들 뿐 아니라 무로맨틱 스펙트럼에 속하는 유성애자들도 포함한다.


<출처 : Aromantic Spectrum Awareness Week>





 외국의 무로맨틱 관련 커뮤니티들에서는 레퀴에스로맨틱 등의 후천적 무로맨틱을 무로맨틱 스펙트럼에 포함시켜 하나의 성향으로 분류하며, 깃발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무로맨틱적 신념을 추구하는 로맨틱들까지도 그들의 공동체에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은 대부분의 소수자 공동체에서 보여지는 현상인 듯하다.


 무로맨틱 성향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후천적인 경우를 포함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무성애자의 경우 무로맨틱보다는 유로맨틱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몇년 전 AVEN의 설문 결과도 그랬고, 체감상으로도 그런 것 같다.) 어떤 이들은 세상에 낮은 비율로 존재하는 무성애자가 그들 안에서 세세하게 성향을 분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무로맨틱 스펙트럼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런 느낌을 줄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저 개념들을 접했을 때 저렇게까지 성향을 자세하게 나눠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와 개념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도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 중 플라토니로맨틱(Platoniromantic)에 대해 회색로맨틱에 속한다고 보는 시각과 회색로맨틱으로 분류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것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의 문제일 수도 감정의 분류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다.


 사실 플라토니로맨틱에서 말하는 '플라토닉과 로맨틱한 끌림 사이의 감정'과 회색로맨틱의 '로맨틱과 무로맨틱 사이의 감정'에 어떤 느낌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경우 로맨틱이라는 감정에 대해 꼭 다수가 인정하는 감정일 필요가 없고, 개인의 감정 기준이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회색로맨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수가 인정하는 감정을 기준으로 두고 개념을 나누는 것의 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정체성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정체성의 표현은 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에. 난 그것을 '타인에게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하기 위한 용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분명 편리하지만 진정한 정체성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어떠한 특성에 용어를 붙였다는 사실은 분명 그것이 용어를 붙일만한 어떤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람은 자신에게 당연한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일 경우, 그들 간의 차이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꼭 정확히 알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아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많은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무로맨틱 스펙트럼의 개념 또한 그것이 당연한 이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저런 용어들을 스스로를 표현하는데 사용할지 말지는 분명 개인이 선택할 일이다.





※<무로맨틱 스펙트럼(Aromantic Spectrum)>과 <무로맨틱 깃발(Aromantic Pride)> 부분은

  각 출처의 자료를 한국어로 옮겨 인용하였으며 역주 앞에는 ※를 붙였다.


 ⊙번역 및 검토 : Glider

 ⊙원문링크 

  · AVENwiki http://www.asexuality.org/wiki/index.php?title=Aromantic_spectrum

  · The National Coalition for Aromantic Visibility : http://www.aromantic.org/

  · Aromantic Spectrum Awareness Week : http://arospecawarenessweek.tumblr.com/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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